* 예쁜편지방

가슴이 두근 ~~두근

늘~~감사 2014. 4. 3. 18:58

 

어제 아침 집앞에서 지갑를 주웠습니다.

갈색 장지갑이였고, 꽤 비싸 보였습니다.

 

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봐도 지갑 찾는 사람은 없는 것 같더군요.

잃어버린 사람도 모르고 있을 것 같아서 지갑을 열어 신분증을 보니 머리카락이 없더군요.

좀 무섭게 생겼다고 생각하고.. 파출소로 향했습니다.

 

오전중에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았지만..

잃어버린 사람은 얼마나 마음 조리고 있을까 싶어서..

파출소로 갔습니다.

 

파출소에 도착해 경찰들에게 상황을 얘기하고, 내용물 확인하는데..

100만원짜리 수표가 15장이나 나온겁니다. 헉.. (수표가 보이길래 세어보지도 않고 닫았거든요)

 

그렇게 큰 돈이 한꺼번에 뭉쳐있는것은 처음 보는거였죠..

"혹시.. 지갑 주인이 나중에 나타나서 돈이 빈다고 하면 어쩌지.."

걱정이 앞서더군요..

 

주민등록증에 인상도 무서웠는데..ㅡ.ㅡ;;

밀봉되었던 거라면 그런 걱정도 안했을텐데 괜히 의심 받을까봐..ㅠ.ㅠ

제 신상정보를 메모지에 적고 있는데, 전화 한통이 걸려왔습니다.

 

분실신고된 지갑이 있느냐는 전화였고,, 몇분뒤 한 스님이 파출소로 들어오셨습니다.

주민등록증에 머리가 짧은 이유가 스님이라 그런거였습니다.

 

스님은 내용물을 확인했습니다.

돈이 모두 그대로라고 했습니다.

다행이였죠.. --;;

 

스님이 가죽지갑을 쓴다는게 갑자기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.. 쩝..

어쨌든.. 그 스님이 제가 주워온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.. 감사한다며..

연락처를 적어갔고..

좀 전에 연락이 와서 계좌번호를 여쭤보시는 겁니다.

 

감사의 뜻으로 약간의 성의를 표시하고 싶다고 하시네요..@.@

거절하다가 간곡히 부탁하셔서 불러드리긴 했습니다. 좀 전에 혹시나 싶어 폰뱅킹으로 통장확인을 해보니..

 

150만원을 입금해주셨네요..

헉..

너무 큰 돈이라..... 부담스럽더군요..

 

놀란 마음에 .. 파출소로 전화해 그분 연락처를 알아냈습니다.

스님께 너무 큰돈이라 받을 수 없다고 돌려드리겠다고 말씀드리니..

제 얼굴에 힘든일이 많아 보였다고..

 

돈이 필요할 것 같으니 필요한 곳에 잘 사용하라고 하셨습니다.

제가 누군지까지도 다 알고 계신분처럼 말씀하시더군요.ㅠ.ㅠ

계좌번호도 안가르쳐 주셨습니다.

 

어떻게 해야 하죠? 조언을 부탁드립니다.

계속 눈앞에 아른거리네요.. ㅡㅜ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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참고로 스님이 계신 절 이름은 "만우절" 이었습니다.